2) 자원동원
꿈이 현실의 장벽 앞에 무너지는 경우는 많습니다. 대개, 현실의 척박함을 탓합니다. 전 오히려 꿈이 충분히 자신과 주변을 흥분시키지 못했던 것이 아닌가, 꿈이 파죽지세로 감염자를 넓혀 갈만큼 전염성이 강하지 않았거나, 시대적 변화를 응축해낼 만큼 제대로 파괴력을 갖지 못한 것 아닌지 되물어야 한다고 봅니다.
돈이 세상을 지배하는 시대를 살면서, 이를 거스르는 운동을 하자면 단지 돈을 부정하는 능력이
선교단체의 간사들, 교회의 부교역자들, 여성 사역자들, 직원들의 일방적 희생 위에 하나님 나라를 멋지게 건설한
한국 개신교 성도들은 전세계에서 가장 헌금 열심히 하는
기독운동이 새로운 장을 열려면, 전통적으로 대형교회와 유력한 어른들에 의존해온 재정모금
저는 과거에 두 번 잡지 편집장을 한 적이 있습니다. 잡지가 사양산업이라는 둥, 독자들의 수준이 낮아졌다는 둥 여러 가지 변명거리가 많았지만, 제 솔직한 판단은 ‘역량 부족’이었습니다. 사람들이 ‘능력을 보여달라’고 할 때 ‘우리는 착하다’고 말하는 것은, ‘이게 옳으냐’고 물을 때 ‘이게 인기다’라고 답하는 것보다 덜 나쁘지 않습니다. 문제는 역량이 뛰어난 천재 하나가 나타나서 해결해 볼 수 있는 문제라면 모르겠으나, 전방위적 인프라의 결핍에서 비롯되는 것이란 점 앞에서는 망연자실이었습니다. 우리에겐 지적 인프라도 없었고, 유통의 인프라도 없었고, 강력한 수용자 그룹 인프라도 갖고 있지 못하였습니다. 한줌밖에 안 되는 공급자들과 그들의 한두 다리 건넌 지인들이 다수를 이루는 수용자들간의 폐쇄적 담론유통구조는 도무지 확장될 줄을 몰랐습니다.
그때부터 뇌리에 박혔던 것은 “우리가 제대로 운동하려면, 일차적으로 운동가들이 스스로 자기 자신의 질적 업그레이드를 수행해야 한다. 그리고, 이를 위해 적어도 매달 10,000원씩 내는 후원자가 10,000명은 되어야 내셔날 레벨의 운동이 가능하다”는 생각이었습니다. 실제 이 생각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은 미국이나 영국을 다니면서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 나라의 성공적인 대안운동들은 생존모드에서 벗어나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규모의 경제를 10,000명의 후원그룹으로 보았습니다. 10,000명이 만들어내는 후원금의 규모도 의미가 있겠지만, 사실은 어떤 운동을 동의하고, 지지하고, 이를 위해 돈을 낼 수 있는 사람이 10,000명 있다는 것이 더 큰 자산이란 의미입니다.
지금 한국의 복음주의운동에는 이 10,000명이 없습니다. 그런 문제의식을 가진 사람이 소위 천만 기독인 가운데
의미 깊게 들었던 말입니다 “운동은 불가능한 것에 도전하는 것이다.” 가능한 것을 하는 것은 관리능력(management)에 달린 것이지만, 운동(movement)란 불가능에 도전하게 만드는 것이란 말입니다. 저는 무엇보다 개인적 신앙에서 임계점을 넘긴 10,000명의 전격적인 등장이 현재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그들을 ‘세속성자(secular saints)’라고 부르고자 합니다. 그들이 ‘도래’하도록 온 힘을 다해 고군분투하는 것을 지금 한국 복음주의운동, 혹은 한국 개신교의 핵심과제라고 감히 지목하겠습니다. 그리고, 저는 그 판단을 물리지 않을 것입니다.
한국 기독교에 없는 것 (양희송/ 청어람아카데미 대표기획자)
[1] “기독운동, 못해먹겠다”
[2] "그럼 뭘 해야하는가" - 1. 지식창출
[3] "그럼 뭘 해야하는가" - 2. 자원동원
[4] "그럼 뭘 해야하는가" - 3. 영성고양
* 클릭하면 해당 글로 넘어갑니다.
'청어람아카데미 NOW > Column' 카테고리의 다른 글
[Column] “지성에는 얼마만큼의 신앙이 필요한가?” (양희송, 청어람아카데미 대표기획자) (0) | 2011.02.26 |
---|---|
바야흐로 태플릿PC 시대, 아이패드와 청어람아카데미가 만나면? (0) | 2010.06.08 |
한국 기독교에 없는 것 ④ (양희송/ 청어람아카데미 대표기획자) (1) | 2010.05.12 |
한국 기독교에 없는 것 ② (양희송/ 청어람아카데미 대표기획자) (0) | 2010.05.12 |
한국 기독교에 없는 것 ⓛ (양희송 / 청어람아카데미 대표기획자) (1) | 2010.05.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