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수, 한국사회에 답하다> 북콘서트가 3월 23일 청어람아카데미에서 열렸다. 왼쪽부터 CCM 가수 이대귀, 김응교 숙명여대 교수, 차정식 한일장신대 교수, 김요한 새물결플러스 대표. ⓒ뉴스앤조이 성낙희
"교권과 자본의 눈치를 안 보고 정직함과 용기를 갖고 써 주었다."

<예수, 한국사회에 답하다> 북콘서트가 3월 23일 서울 명동 청어람아카데미에서 열렸다. 새물결플러스가 주최한 이번 행사는 70여 명의 독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책의 저자 차정식 교수와 김요한 새물결플러스 대표, 김응교 숙명여대 교수, CCM 가수 이대귀 씨가 함께했다.

북콘서트는 '시'로 공감대를 만들었다. 이대귀 씨가 '나는', '목마르다' 등을 노래하자 청중들이 따라 불렀고, 김응교 교수는 시인 기형도의 '우리 동네 목사님'을 인용하며 이야기를 풀었다. 차정식 교수는 예수를 노숙자로 묘사한 시인 정호승의 '서울의 예수'를 말하며 억눌리고 가난한 사람들의 삶의 현장에서 신학을 이야기했다.

   
▲ 차정식 교수는 대학 시절 많은 책들을 읽었고 특별히 시집을 탐독했다고 했다. 지금은 여성 잡지 등을 가리지 않고 잡독한다고 했다. ⓒ뉴스앤조이 성낙희
책의 뒷이야기도 빠지지 않았다. 차정식 교수와 김요한 대표는 <예수, 한국사회에 답하다>에 공을 들였다고 소개했다. 두 사람은 책을 만들기에 앞서 1박 2일간 시골에서 함께 지내고 오솔길을 걸으며 책에 대해 이야기했다. 책을 어떻게 써야 할지 방향을 잡자 세부 내용은 술술 써 내려갔다고 했다. 차 교수는 "하루에 두 꼭지씩 한 달 만에 써재꼈다"고 했다.

김요한 대표는 한국교회가 지성적으로 사고하고 행동했으면 하는 바람에서 좋은 책들을 펴내려고 애쓰고 있다고 했다. 그는 한국 사회와 교회가 연계되는 주제로 글을 쓸 사람을 찾다가 차 교수가 교권과 자본의 눈치를 보지 않고 과감하게 써 줄 것으로 판단했다고 했다.

패널들의 대화를 마치고 차 교수의 강연 마당으로 이어졌다. 그는 윤동주와 박두진, 김지하, 정호승, 김정환 등이 한국 사회에서 재구성한 예수는 순결한 희생과 고독한 사랑의 초상, 민중 해방자와 생태적 예수라고 했다. 그는 이러한 시적 언어에 성서학자로서 연구를 첨가해 우리 시대의 쟁점에 대한 해답을 풀어 낸 책이 <예수, 한국사회에 답하다>라고 했다.

   
▲ 패널들의 활기 있는 대화가 이어지고 참석자들이 계속 질문을 던지면서 북콘서트는 애초에 정한 2시간을 넘었다. 차정식 교수는 개혁을 몸의 습관으로 깃들게 하려면 이웃을 위해 화끈하게 낭비하고 사치해야 한다고 했다. ⓒ뉴스앤조이 성낙희
차 교수는 책에서 못한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그는 위대한 신학자들의 연구를 공부하더라도 예수의 메시지가 일상 가운데 생활화되지 못하면 의미가 없다고 했다. 사람의 일상은 잠자고 밥 먹고 배설하고 일하고 대화하고 웃고 우는 것인데, 이러한 일상에서 메시지가 몸의 겸손으로 체화돼야 의미 있다고 했다. "개혁이란 구호는 요란하지만 예수의 메시지가 삶의 버릇으로 체화되지 못하기 때문에 구호로만 그친다"고 했다. 이어서 "하나님의 사랑을 모방해서 메시지가 구호나 열망으로 끝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 질문자가 왜 기존 책들의 구조와 신학자들의 사유를 벗어나려 하냐고 묻자 차 교수는 "그 틀을 깨고 싶고 자유하고 싶다. 기존의 구조를 위반하고자 하는 열정, 도전 정신이다"고 했다. 한국 사회 재벌 개혁은 어떻게 해야 하냐는 질문에는 "삼성이 잘못하는 것 있는 줄 알면서도 삼성 핸드폰을 사는 이율배반적 행동이 많다. 삶의 버릇으로 깃들지 못하기 때문이다. 매일 2퍼센트씩이라도 삶의 버릇이 진보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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