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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어람아카데미 NOW/Press

[한국일보] "땅밟기는 공격적 선교관서 비롯" 기독교계 자성 목소리 커져

기독교도가 타 종교시설이나 특정 지역에 들어가 기독교식 기도를 올리고 찬양을 하는 것이 이른바 땅밟기 기도다. 1990년대 들어 일부 근본주의적 선교단체들이 도입하기 시작한 중보기도(남을 위한 기도)의 하나인데, 우상숭배ㆍ퇴폐유흥 지역 등에 나쁜 영이 진을 치고 있다고 보고 이를 몰아내기 위해 해당 지역의 땅을 밟으며 기도하는 것이다. '골방에서 기도하라'(마태복음 6장 6절)는 예수 말씀과 어긋나지만, 이들은 구약성경에서 여호수아가 여리고성을 일곱 바퀴 돌아 함락시킨 것을 근거로 대며 선교의 한 방법으로 삼고 있다.

보수 기독교계를 대변하는 한국교회언론회는 "땅밟기 의식은 정통 기독교 교리도, 실천적 강령도 될 수 없는 행위"라며 선을 긋고 있지만, 이 같은 기도 행태가 선교나 목회 현장에서 적지않게 퍼져 있다는 지적이 많다. 각종 선교단체의 인터넷 카페에는 땅밟기 기도 방법을 소개하는 내용이나 '조계사 땅밟기를 하고 왔다'는 식의 교인들의 후기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한종호 기독교사상 편집주간은 "표면화되지 않았을 뿐 땅밟기 기도는 기독교계 일각에서 20여년 전부터 강한 흐름을 형성해왔다"며 "일부 선교단체들이 해외 단기 선교시 물의를 빚는 것도 이런 행태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말했다.

땅밟기 기도의 밑바탕에는 영적 전쟁이라는 선교관이 깔려 있어 쉽게 공격적인 선교 행태로 이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도를 '사악한 영과의 전투'로 보는 영적 전쟁관은 교회성장학으로 국내에서도 인기가 높은 피터 와그너 등이 주도적으로 전파하고 있는데, 관련 번역서만 해도 수십 종에 달한다. 이들은 도심 선교의 방법으로서 한 지역에 사악한 영이 진을 친 곳을 파악하는 '영적 도해론'을 만드는 등 정교화하고 있다.

영적 전쟁론은 신앙심을 고양시키는 측면이 있다지만 '영적 군사' '영적 진지' '기도 특공대' '전투기도' '정복' 등의 군사 용어를 차용하는 데다 사회구조적 문제를 타 종교인 탓으로 돌릴 위험성이 크다. 선악 투쟁이라는 단순한 잣대가 사람들을 결집시키는 데 유용하다는 생각에 교회 성장의 수단으로도 활용, 목회 현장에서 퍼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대기총이 제작한 동영상이 영적 도해론을 적용해 대구 경제의 쇠퇴가 동화사 탓이라는 황당한 주장을 편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양희송 청어람아카데미 대표는 "이는 자신의 정당성을 외부의 적을 통해 확인하는 이분법적 관행에다 언어적 폭력이 내면화되면서 도리어 신앙인을 영혼의 불구로 만든다"며 "사랑, 평화, 희생, 회개 등의 단어가 신앙의 중심 언어가 되도록 개신교계가 사력을 다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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