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로 루이스, 웰컴 피터슨? 마이 네임 이즈...
베스트셀러는 좋은 책인가? 꼭 그렇다고 말은 못하겠다. 대체로 안 그럴 가능성이 꽤 많은 편이다. 반면에 스테디셀러는 어떤가, 그것도 수십 년을 버틴 책이라면? 그 경우는 거의 예외 없이 신뢰할 수 있다. 시간의 시험을 통과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이런 책들은 결국 고전, 혹은 클래식이란 칭호를 얻는다.
20세기의 기독교 출판 영역에서 고전의 반열에 이미 올라있거나, 근접한 저자를 꼽으라면 단연 첫머리에 꼽힐 사람이 영국의 대표적 기독교 지성
C.S. 루이스이다. 옥스퍼드의 영문학자이면서 동시에 기독교 변증가로 한 세기를 풍미했다. 그가 쓴 ‘순전한 기독교(Mere Christianity)’는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수의 사람들에게 믿어도 좋을 기독교 변증의 전범 역할을 했다. 그는 단지 증거를
들이밀며 예수 믿으란 이야기를 한 것이 아니고, 절실한 질문에 대한 정직한 대답을 내어 놓고자 성실하게
분투했다. 사랑했던 여인과의 사별경험을 담아 ‘고통’의
문제를 파고들기도 했고, 어린아이의 심성에서 기독교 신앙을 버무린 ‘나니아 연대기’로
가장 사랑 받는 작가가 되기도 했다.
그렇다면, 미국에서 가장 널리 읽히고, 존경 받는 기독교 작가는 누구일까? 유진 피터슨을 꼽는다면 누구도 반발하지 못 할 것이다. 그는 평생을 바쳐 성경을 날렵한 현대 영어로 옮기는 작업을 했는데, 그것이 <메시지 Message>란 이름으로 성경 전권을 이루었다. 그는 어찌 보면 매우 단순한 작업을 한 셈인데, 그 와중에 성경을 읽고 묵상한다는 것에 대해 넓고도 깊은 일가를 이루었다. 그의 설교집과 성경 묵상을 중심으로 한 묵직한 영성 시리즈 5부작은 현대 복음주의 영성의 가장 표준적이고 신뢰할 만한 고전의 반열에 올랐고, 특별히 목회자들이 가장 존경하는 ‘목회자의 목회자’ 역할을 하고 있다.
이 두 사람은 시류(시류)에
영합하는 글쓰기를 하기보다는 시대의 흐름을 만드는 글쓰기를 한 대표적 저자들이다. 그들이 지나간 자리가
길이 되었고, 그들이 남긴 통찰은 모래처럼 많은 사람들의 인용과 성찰의 근거를 제공해 주었다. 국내에도 이들의 팬들은 많고도 많다. 행복하게도 이들의 책에는 현재
국내 기독교 출판계에서 가장 빼어난 번역자들이 투입된다. 청어람아카데미가 주목한 지점은 바로 그 곳. 바로 이 땅에 이 두 사람의 저작 세계를 소개하는 결정적 고리를 쥐고 있는 사람들, 번역자들에게 눈을 돌렸다. 그들이야말로 이 두 사람의 저작 세계를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본 사람들이고, 동시에 이들과 한국의 독자들 사이를 잇는 길목에서 단어 하나, 문장 하나에 일희일비하며 세밀하게 그 길을 준비한 사람들이다. 그들은
어떤 사상을 한 세계에서 다른 세계로 옮겨놓는 작업인 ‘번역’ 자체를 수년째 고민하며 성실히 수행하고
있는 구도자이면서, 특별히 루이스와 피터슨이란 두 저자에 대해서는 각별한 애정을 갖고 있는 이들이다.
번역자는 자신의 해석을 써놓고도 저자의 이름 뒤로 숨을 수밖에 없는 존재이다.
저자는 높아져야 하고, 역자는 낮아져야 하는 운명을 타고 난 것이다. 우리는 이번에 바로 그들에게 발언의 기회를 마련하였다. 저자의 이름
뒤 편에서 대체 무슨 씨름을 했는지, 그들을 한국의 독자들과 만나게 하기 위해서 피 터지게 치렀던 싸움의
실체와 내막에 대해서 듣고자 한다. 두말할 나위 없이 이 자리는 번역이란 작업 자체에 매력을 느끼는
이들과 루이스와 피터슨의 친구 혹은 제자를 자처하는 사람들을 위해 드물게 마련한 번개 모임이다. 이번
기회에 해묵은 회포를 한껏 풀어 보기를 권한다.
기회를 붙잡으라(carpe
diem: Seize the d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