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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자료/청어람 VIEW

인도양의 파도를 따라

요즘 아침에 출근을 할때 기차를 탑니다.
제가 사는 곳이 마석이고 일하는 곳이 종로5가이기 때문에 마석에서 청량리까지 경춘선 기차를 타고 와서
다시 전철로 갈아타고 종로5가로 옵니다. 아침마다 기차를 탈때마다 어디론가 멀리 여행을 떠나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됩니다. 그리고 어떤 면에서는, 또한 그 기차를 타고 저는 날마다 인도양을 향해합니다.
무슨말이나구요?
제게 밀린 숙제가 있는데 그것이 학위논문을 마무리 하는 것입니다.
사실 아직 제대로 써놓은 것이 없으니 마무리라기 보다는 시작이라고 해야겠지요.
그 주제가 16세기이래의 동서문화교류와 관련된 것이고, 그 주된 무대가 인도양이다보니
아침마다 기차속에서 읽는 책들이 요즘 대부분 인도양과 관련된 책들입니다.

여기서 인도양이란, 아프리카 동부해안에서부터 인도네시아와 오스트랄리아에 이르는, 광대한 영역을
의미합니다. 작년에 인도 고아에 갔을때 호텔 앞에 펼쳐진 바다를 보면서 호텔 직원에게 이게 인도양이냐고
물었더니 그사람이 아라비아해라고 대답하더군요. 그때까지만 해도 인도양이란 인도 인근의 바다라고
생각했었는데 그때 이후로 인도양이란 아라비아해를 포함해 훨씬더 광범위한 해양을 일컫는 말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흔히 5대양이라고 하는데 이때 5대양은 남극해, 북극해, 태평양, 대서양
그리고 인도양입니다. 그러니까 아프리카 동쪽에서 태평양에 이르기까지의 모든 바다가 인도양인 셈입니다.

이 바다가 왜 중요한가...
동서양의 교류는 육지와 바다를 통해 기원전부터 이루어 져 왔지만 기차-자동차-비행기가 등장하기 까지
바다야 말로 일종의 고속도로라고 할수 있습니다.
육지에서는 오로지 체력과 동물의 힘에 의지해서 한걸음 한걸음 나아갈수 밖에 없지만
바다에서는 바람과 해류의 힘으로, 그리고 더 큰 규모로 이동을 할수 있기 때문이니까요.
지도를 보면 태평양이 엄청나게 광대해 보이지만
마젤란이 처음으로 태평양을 횡단할때도 석달 반 밖에 걸리지 않았습니다.
아라비아 반도에서 중국까지 항해도 대략 석달 열흘정도 걸리고, 48일만에 주파한 기록도 있습니다.

이 바다를 통해, 유명한 명나라시대 중국 환관 정화가 이끄는 남해 원정이 있었고
일찍 이슬람을 받아들인 인도의 구자라트 상인들의 활동이 있었고
희망봉을 돌아온 포르투갈의 침략이 있었고
상인들과 국가 뿐만 아니라 해적들과 독립적인 해상세력(중국계인 정성공 혹은 Coxinga같은)의
활동도 있었고
다양하고 풍성한 동서양을 아우르는 이야기들이 이 바다를 통해 전개됩니다.
그 중 하나가 포르투갈의 배를 타고 시작된 선교사들의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시간이 나는 대로 그 이야기들을 하나 둘 이곳에서 나누어 보고자 합니다.
많은 기대와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